국내 크리에이터 규모는 얼마나 될까

크리에이터 경제의 규모를 추정하는 게 참 쉽지 않습니다. 특히 국내 시장만을 대상으로 그 규모를 확인하기란 더더욱 어렵습니다. 정밀한 리서치 자료가 필요한 만큼 생산되지 않고 있는 탓도 있습니다.

그나마 지난 9월15일 발표된 어도비의 크리에이터 경제 보고서는 한국 시장을 별도로 산정한 항목이 있기에 도움이 되는 편입니다. 이를 토대로 대략의 규모를 추정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아래 그래프를 보시기 바랍니다.

어도비의 보고서는 국내 인구 5200만 명 가운데 1750만 명이 크리에이터라고 추정했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전체 인구의 33.6%가 크리에이터라고 본 것입니다. 일본(15%)과 비교했을 때 인구당 크리에이터 비율이 거의 2배를 넘어섭니다.  브라질과 스페인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톱 레벨에 속하는 수준입니다.

이들의 62%인 1100만 명이 최근 2년 사이에 크리에이터가 된 분들입니다. 불과 2년 만에 650만 명이 1750만 명으로 성장한 것입니다. 유튜브 등을 통해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라고 해석해 볼 수 있을 겁니다.

이 가운데 자신만의 비즈니스 행위를 하고 있거나 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약 10%. 인구로 따지면 175만 명입니다. 현재 전업이거나 전업 전환을 검토하는 인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당한 규모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 최근 틱톡, 쇼츠 등의 짧은 영상 플랫폼을 통한 크리에이터 진입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수치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할 수 있을 겁니다.

어도비의 보고서는 어떤 플랫폼에 어느 정도 규모의 크리에이터가 활동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별도의 데이터를 통해서 산정해야만 합니다. 현재 다수의 크리에이터들이 몰려있다고 추정되는 유튜브를 중심으로 확인을 해보겠습니다.

미디어스피어의 크리에이터 수익다각화 플랫폼 블루닷은 주된 타깃 고객으로 유튜브 구독자 1~10만 크리에이터를 설정하고 있는데요. 유튜브 채널 전문 분석 플랫폼인 플레이보드를 보면 아래와 같이 집계가 됩니다. 아쉽게도 2021년 데이터는 아직 공개가 되지 않았더군요.

보시다시피 2020년 기준으로 1000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한 유튜브 채널은 약 10만 개입니다. 이 가운데 1~10만 구독자를 확보한 유튜브 채널은 1.9만 개. 최근 2년 동안 크리에이터가 급속하게 늘어난 점을 감안한다면 2021년의 수치는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을 겁니다.

어도비 통계로 다시 돌아가 볼까요? 자신의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전업 유형의 크리에이터가 175만 명이라고 했습니다. 이를 유튜브 쪽 통계와 결합을 시켜보면 175만 명(2022년) 가운데 10만 명 정도(2020년)가 유튜브에서 광고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2022년, 유튜브에서 구독자 1000명 이상을 확보해 광고 수익을 올리는 크리에이터를 20만 명으로 잡더라도 나머지 155만 명이 잘 잡히지 않습니다. 이들은 어떤 플랫폼에서 어떤 수익을 올리고 있을까요?

이는 역으로 유튜브 외에도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는 의미이기도 할 겁니다. 네이버 블로그나 브런치 등도 포함이 될 것이고요.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라는 키워드가 자주 등장합니다. 크리에이터로 흘러들어 올 잠재적 대상자들을 지칭하는 말처럼 들리는데 어떠신가요? 크리에이터 경제는 이렇게 빠르게 커져가고 있습니다.